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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MALT WHISKY

보리에 싹을 낸 맥아를 이탄으로 건조해 그 당액을 발효시키고 단식 증류기로 증류한 후 오크통 속에 숙성시켜 만든 몰트위스키. 그중 맥아를 발효한 액을 증류소 한 곳에서만 생산하면 순도 100%의 ‘싱글 몰트위스키’가 된다. 위스키 전문가 마이클 잭슨은 “와인 애호가라면 어떤 테이블 와인보다 샤토 라투르가 귀한 것을 단번에 아는 것처럼, 위스키의 ‘그랑크뤼’를 꼽아보라면 단연 싱글 몰트위스키”라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는 새로운 문화, 싱글 몰트위스키의 매력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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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몰트위스키의 6대 요소

물 위스키 생산업자들에게 물은 매우 중요하다. 증류소에서 보리를 발아시키기 위해 물에 담글 때도, 증류한 원액을 통에 담기 전 도수를 낮출 때도, 숙성된 원액을 병에 담기 직전 도수를 낮출 때도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이때 물의 양도 중요하지만 물의 성질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물속의 칼슘은 맥아에서 당을 추출하는 당화 과정에 영향을 미쳐 깨끗하고 드라이한 맛의 위스키를 만든다.
피트 피트는 맥아를 건조시킬 때 연료로 활용하는 퇴적물로, 이탄이라고도 한다. 스카치위스키를 마실 때 코를 톡 쏘는 요오드 향(쉽게 말해 소독약 냄새)과 스모키함이 바로 피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스코틀랜드 북부의 피트는 검은색. 아일레이Islay 지역의 피트는 옅은 갈색을 띤다. 피트향이 밴 위스키는 타르나 디젤 같은 강한 향이 난다. 어떤 애호가들은 피트 향의 강렬함을 수치로 나열해 그 맛을 위스키의 핵심으로 친다. 피트로 건조한 싱글 몰트위스키에는 최소 80여 가지의 아로마 향이 담겨 있다.
보리 스코틀랜드에서는 전통적으로 줄기가 짧아 바람에 강하고 다른 품종에 비해 일찌감치 익으며 고소한 견과류 맛을 내는 골든 프라미스 품종을 사용했다. 특히 1980년대 초 바람에 강하고 맛이 좋다는 이유로 거의 모든 증류소들이 골든 프라미스 품종을 선택했지만 현재는 채리엇, 프리즈마, 옵틱 등세 품종도 자주 쓴다. 증류 위스키는 어떻게 증류하느냐에 따라 마스터피스가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증류기의 목이 짧고 두꺼우면 기름지고 크리미하며 강렬한 위스키가 탄생하고, 증류기의 목이 가늘고 길면 가볍고 섬세한 맛이 난다.
오크통 증류기에서 막 나온 순수한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가 70%에 달하는 무색 투명한 액체. 이 액체에서 보리 냄새가 나는데, 오크통 속에 3~5년간 잠재워두는 동안 거친 향이 사라진다. 그리고 벌꿀 향, 곡물 향, 과일 향 등이 점점 강해지면서 복합적인 숙성미를 지닌다. 위스키의 숙성고로 오크를 사용하는 이유는 첫째, 재질이 단단하고 물관이 채워져 있어 액체가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오크에 포함된 타닌이나 카테콜같은 폴리페놀류 등의 성분이 위스키 맛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랜 숙성 기간 알코올의 일부가 유기산과 반응해 과실 향으로 바뀐다. 또한 오크통 자체에 들어있는 여러 성분이 알코올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독특한 맛과 향을 내며, 위스키에 타닌과 색깔 등을 더한다.
미국산 버번 위스키를 담던 오크통에 위스키 원액을 숙성시키면 황금빛을 띠고 코코넛과 바닐라 향이 강한 위스키가 탄생한다. 반면 스페인 셰프와인 오크통을 사용해 숙성한 위스키는 진홍색 빛깔이 진하며 말린 과일과 초콜릿 풍미를 지닌다. 사람 자연환경과 원재료, 오크통 모두 중요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거치지 않으면 최고의 위스키가 탄생하지 않는다. 전통을 고수하는 위스키 증류소에서는 바닥에서 몰트를 건조시키는 ‘플로어 몰팅’을 고수하는데, 이때 수시로 바닥에서 몰트를 뒤집는 노고를 아끼지 않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어깨가 원숭이처럼 굳어져 ‘멍키 숄더’가 생길 정도로 그들의 정성이 더해지면서 싱글 몰트위스키의 가치도 높아진다.

싱글 몰트위스키의 6대 요소

전 세계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하는 ‘스카치위스키’, 아일랜드에서 생산하는 ‘아이리시 위스키’, 캐나다에서 호밀을 원료로 생산하는 ‘캐나디안 위스키’, 미국의 ‘아메리칸 위스키’, 일본의 ‘재패니스 위스키’로 나눈다. 그중 스코틀랜드는 전 세계 싱글 몰트위스키의 60%를 생산해 ‘싱글 몰트위스키의 제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다음으로는 일본이 신흥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와인을 처음 마실 때 보르도의 지도를 그리고 주요 지역을 암기하는 것처럼 싱글 몰트위스키도 스코틀랜드의 주요 생산 지역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싱글 몰트 위스키 주요 생산지는 ‘하이랜드’, 전 세계 싱글 몰트 증류소 중 절반에 가까운 증류소가 밀집한 ‘스페이사이드’, 하이랜드 파크와 탈리스커 등 개성 있는 증류소가 밀집해 있는 ‘아일랜드’,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의 배경이었던 곳이자 피트를 많이 사용해 강렬한 맛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아일레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경계선에 있으며 희소 가치가 있는 킨크레이스, 로즈 뱅크 등을 생산하는 ‘로 랜드’ 등이 있다.